보훈가족/독립유공자

이명순 장군 후손, 고국 땅 밟은지 1년여 만에 교통사고로 생 마감

깨알석사 2015. 2. 1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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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 땅에 살던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어렵게 고국 땅을 밟았지만 1년여 만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유족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2년 중국 지린성에서 살던 정관무(60)씨는 한국에서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운동가 이명순 장군의 증외손자라는 사실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영주권을 받을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장군은 홍범도 장군과 무력항일군단인 대한독립군을 조직하고 국민회 총사령관으로 일본군과 수차례 전투를 벌인 공적이 인정돼 1986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정씨는 비록 중국에서 나고 자라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꼭 한국에 들어가 살아라”는 부모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당시 그는 정년 퇴직해 매달 2300위안(약 45만원)의 연금을 받아 한국에 가지 않아도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2013년 정씨는 망설임 없이 부인 홍모씨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거처를 구하기 전까지 당분간 수원에 있는 홍씨의 여동생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한국 살이는 생각보다 팍팍했다. 정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만 했다. 평생 사무업무를 보던 정씨는 근처 공사장에서 자재를 옮기는 일을 시작했다.

 

 


사고 당일인 2014년 10월 4일 정씨는 새벽에 집을 나가 일터로 향했다. 그날 따라 신호등의 빨간불이 오래 켜져 있다고 생각한 정씨는 무심코 건널목을 건너기 시작했다. 순간 A(31)씨가 몰던 그랜저 차량이 정씨에게 돌진했다.

 

 

정씨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A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74%였다. 조사결과 무면허에 상습 음주운전자라는 사실이 드러난 A씨는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자동차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유족은 사고 처리와 장례식 등에 쓰인 비용까지 어렵게 마련해야 했다. 가해자의 가족은 보상을 원하는 유족에게 “시신으로 장사를 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정씨의 부인은 홀로 남았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중국에 있던 자식들도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앞으로의 생활도 막막한 상태다. 정씨의 유족은 “(정씨는) 독립군 후손으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뻐했던 사람이었다”며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고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되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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